사회적기업 화순사랑 - 취약계층 일자리창출
화순에서 홀시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장애를 지닌 남편과 생활하고 있는
이윤미(32·가명)씨. 그는 필리핀에서 시집온 결혼이주여성이었습니다.
8년 전 코리안드림을 품고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건너왔지만 낯선 한국 땅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경제적 아픔이 주는 상처는 더욱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근근이 버티던 가정형편이 남편의 실직으로 더욱 기울었습니다.
희망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던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자그마한 회사였습니다.
다름 아닌 사회적기업 ‘화순사랑’이었습니다.
화순사랑에 취업하면서 생활의 자신감은 물론 가물가물해가던 꿈도 되살렸습니다.
화순사랑은 이제 그의 인생 2막을 실현하는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주여성 등 취약계층 90% 차지 화순사랑은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나누는
사회적기업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에 지정됐습니다.
이곳에는 이 씨를 포함한 이주여성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20여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 중 이주여성이 60%를 차지합니다.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입니다.
덕분에 고용노동부의 전국 지역 브랜드 일자리사업 경진대회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 기업’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5배가 넘는 매출신장을 이뤄 광주전남중소기업청이 주는
우수중소기업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화순사랑은 옷과 침구류 등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전남에서는 몇 안 되는 의류생산업체입니다.
환자복, 간호사복, 의사복, 수술복 등 병원 의류가 주력입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침대시트, 베개, 담요 등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특수 가공 처리한 항균원단으로 만듭니다.
각종 세균을 차단하는 효과를 냅니다.
오래 입거나 빨아도 줄어들지 않는 게 장점입니다.
학생의 체육복, 등산복 등 단체복도 만들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도 합니다.
시중 제품과 같은 원단을 사용하지만 가격은 10% 이상 쌉니다.
천연염색한 삼베로 만드는 수의도 주요 생산제품 중 하나입니다.
헴프(대마) 삼베는 항균·항독성, 자외선차단, 원적외선 방출 등의
기능을 가진 참살이 섬유입니다.
이들 제품은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 등 내로라하는 병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올 초에는 한 무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미국에 수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아복업체에 배냇저고리를 납품하기도 했습니다.
명실공히 화순군의 유망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용문 대표는 “지역 업체 대부분이 물건을 수주해 대구 등
외지에서 작업을 해오는 형국”이라며 “우리 지역의 사회적 기업 제품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일감을 기부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 동종업계에서는 이미
실력을 갖춘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시작은 우연이었습니다.
“아내가 어린이집을 운영해 아이들을 데리러 마을에 가면 결혼이주여성을
많이 만납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한결같이 일자리였습니다.
쌀 한 포대 지원하는 것보다 이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재단과 영업, 납품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김 대표의 말입니다.
마침 사회복지 공부를 마무리할 즈음이었습니다.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옷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이주여성들이 친정에서 재봉틀을 사용해본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곧바로 이들과 함께 비영리법인인 화순사랑을 설립했습니다.
2010년 3월의 일이었습니다. 경험이 전혀 없던 화순사랑에게 의류생산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행착오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습니다.
맘에 드는 제품이 나올 때까지 뜯고 고치고, 뜯고 고치고를 반복했습니다.
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자체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봉제 기술
습득에 힘을 쏟았습니다. 사회적기업은 ‘질이 떨어진다’란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교육과 투자에 온 힘을 쏟았습니다.
사회적기업이 아니었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젠 어느덧 화순사랑의 중심축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이 화순사랑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합니다. 2~3 후면 생산성과 기술력에서 따라올 자가 없을 것입니다.
김 대표의 말에서 화순사랑의 미래가 엿보입니다.
화순사랑은 올해는 단체복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를 발판삼아 자체브랜드를 개발, 일반 의류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비영리법인 설립의 궁극적인 목적인 청소년 공부방, 노인돌보미 사업,
장애인 직업재활 교육에도 전념한다는 구상도 세웠습니다.
이주여성들이 자존심을 다치지 않고 자립할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복지입니다. 물건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이 일할 수 있도록
일감을 기부해 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입니다.
김 대표의 말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화순사랑의 철학이 묻어닙니다.